DATA ROOM

자료실

1500년전 ‘천마도’에 매료된 예일대 석학들

23-06-23 15:51

한세예스24문화재단 후원

‘이화-예일 학술대회’ 열려

양국 아시아학 석학들 참여

4박5일 여행, 한국문화 배워



1500년전 ‘황금의 제국’ 신라의 금관과 금제관식 앞에서 탄성부터 터져나왔다. ‘천마도’가 수장고를 벗어나 9년만에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는 전시 ‘천마, 다시 만나다’ 특별전을 찾은 미국의 석학들은 동양의 신비로운 보물에 관한 질문을 쉼없이 쏟아냈다.


지난달 26일 열린 제7회 이화-예일대 학술대회 참여차 방한한 10명의 미국과 한국 석학들이 이튿날부터 31일까지 4박5일간 제주와 경주 등의 문화유산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을 떠났다. 4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학회에 참석한 학자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를 더하고자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사장 조영수)의 후원으로 꾸려진 여행이었다.


‘아시아와 그 너머로 연결된 사물들: 새로운 생태기술을 위한 사물의 융합’을 주제로 연구 성과를 나눈 이들은 한국의 자연과 옛사찰, 문화재를 만나 한국에 대해 더 깊이있는 이해를 도모했다. 2015년부터 양국을 오가며 동북아시아 문화를 주제로 열려온 학회는 2019년부터 재단이 후원을 하면서 동남아시아 문화까지 학제를 확장했다.


“금제대관은 다른 무덤에서도 발굴됐지만 천마총의 것이 더 아름답습니다. 이 금제관식은 새날개모양, 나비모양 관꾸미개라고도 부릅니다.” 31일 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의 설명에 데니스 레이디 예일대미술관 큐레이터는 “보석과 금이 놀랍도록 아름답게 장식됐다. 일본의 금관과 달리 화려하다. 한국 사극에서 여인들의 화려한 복식을 보고 늘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풀렸다”라고 말했다.


구본창이 찍은 초대형 사진 작업과 어우러진 영상과 음악까지 더해진 전시장의 꾸밈새에도 호기심을 보였다. 보존의 어려움으로 2점이 차례로 단 38일 동안만 공개되는 귀한 천마 그림 앞에서 이들은 한참을 떠나지 못했다. 여러 학제가 모인 덕에 질문은 세계적으로 확장됐다. 예일대 동남아시아학장인 에릭 함스 교수는 “중국에서도 당대에 말그림이 발견됐는데 백마장군이라는 중국의 신이 있었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동양의 작은 제국에서 로마제국에서 만든 유리그릇이 함께 전시된 유례에 대해서도 질문을 했다. 침엽수인 자작나무판에 그려진 천마도를 보며 민속·인류학자로 ‘발리 사원의 가면-연결하기와 혼합하기’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기도 했던 미국자연사박물관 큐레이터인 로렌 켄달 박사는 “기후변화를 감안하면 당대에는 자작나무가 일대에서 자라지는 않았을까”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제주의 삼성혈, 불탑사, 산방굴사, 성읍마을 등을 돌며 시작해 양산의 통도사를 거쳐 마지막날 경주박물관과 불국사, 석굴암을 방문하며 여정을 마쳤다. 학회의 좌장인 김환수 예일대 동아시아학장, 리처드 소사·에일린 라파엘 페레즈 예일대 교수를 비롯해 이화여대 김미라 윤효정 김연미 교수 등이 함께했다. 켄달 박사는 “아시아의 민속학 연구자로 한국을 숱하게 방문했지만 불교 문화 전문가와 함께 문화 유산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산사에서 차담도 한 경험은 처음이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뜻깊은 여행이었다”라고 말했다.




출처: 매일경제(링크)